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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를 위한 물리학

방사선량과 에너지

by medical physicist 2020. 4. 22.

방사선량 radiation dose은 줄여서 선량 dose이라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국제단위계 SI에서는 선량의 단위로 Gy 를 사용합니다. 요즘은 모두들 이 SI 단위인 Gy 또는 cGy (1 cGy = 0.01 Gy) 단위를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옛날에는 rad (1 rad = 1 cGy) 라는 단위를 많이들 사용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왜때문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오래된 기록들을 뒤지다가 rad로 처방이 되어있는 것을 딱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 Gy는 기본단위는 아니고 유도단위로써 J/kg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즉, 주어진 물질의 단위 질량(kg) 당 흡수된 에너지(J)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하나 해 볼 수 있습니다: 암세포를 파괴하기 위해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데, 그 단위를 단위 질량 당 흡수된 에너지, 즉 Gy 또는 cGy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먼저 방사선이 암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합시다.

방사선(X-선, 전자선, 또는 양성자빔)을 세포조직이라는 물질에 조사하게 되면, 방사선은 물질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원래 방사선이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잃게 됩니다(흡수되거나 또는 멈추어 서면서). 이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세포 내의 DNA에 손상을 입히게 되고, DNA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서 더 이상 세포 분열을 멈추게 된 세포 조직들은 파괴됩니다(네, 방사선은 정상 조직인지 종양 조직인지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종양 조직에 집중해서 방사선을 조사하고, 정상 조직에는 최소한의 피해를 주기 위한 다양한 방사선 치료 방법들 및 장비들이 개발되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세포 내의 DNA가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세포 분열을 멈추게 되는 부분은 생물학적인 접근이 필요할 텐데요, 일반적으로 생물학 영역에서는 매우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고, 통제된 대량 실험을 하기가 쉽지 않은 관계로 일괄적인 수식화를 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수식화를 하더라도 불확도가 높아지거나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생물학 영역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물리학적으로 정의하고 수식화하여 방사선치료 recipe를 확립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가 바로 "단위 질량 당 흡수된 에너지"가 되겠습니다. 방사선의 종류에 상관없이, 세포 종류에 상관없이, in-vivo/in-vitro에 상관없이, 물리학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인 셈이죠*.

 

 

 

*여기서 조금 더 생각해보면, 물리학적으로 동일한 2 Gy를 조사하더라도, 방서선의 종류에 따라, 세포 조직의 종류에 따라, 또는 다양한 조건들에 따라, 최종적인 생물학적인 효과는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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